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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을 위한 가슴 따듯한 동화, 픽사의 신작 <소울> 리뷰

블로그 글을 쉬는 두어 달간 영화관 방문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모 sns에서의 추천글에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곧바로 용산 아이파크몰 CGV를 갔습니다.

아무런 사전정보도 없이 그저 이 영화가 다 끝나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으면 좋겠다는 말의 뜻이 궁금했던 거 같기도 해요.

픽사의 신작 <소울 예고편>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는 어렸을떄의 아버지의 영향으로 재즈 피아노를 자신의 열정으로 품고 세상을 살아갑니다. 

비록 건실한 직장이 되지도, 안정적이인 수입을 벌어다 주지도 않지만 교사 일과 병행하며 꿈에 그리던 그 무대에 오르기만을 기다립니다.

어느 날, 그 순간이 찾아오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한 채 불의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의 세상인 '유 세미나'에 떨어집니다.

다시 지구로 돌아가려는 수많은 시도 끝에 태어나기를 거부하는 오래된 영혼인 '22'의 지구 통행증을 발급받는 길을 발견하곤 비관적인 '22'를 감화시키려 합니다.

 

여기까지가 간략한 줄거리입니다. 뉴욕의 재즈 애호가 '조', 시니컬하고 상처 많은 영혼인 '22'.

이 둘이 각종 예기치 않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마음의 변화와 더불에 삶의 비밀을 깨닫게 됩니다.


*스포일러*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선 참 마음 한 구석이 저려왔습니다.

'22'의 방어적인 모습이 상처 받은 내면을 가리기 위한 모습이었다는 것도 그렇고 저를 비롯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놓치며 살아왔을지 다시 한번 곱씹게 되었습니다.

 

항상 사는 게 힘겨워질 때면, 내가 도대체 왜 사는지, 이 고통에 의미라는 건 있는 것인지, 온통 원망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스스로에게 독이 되는 생각들을 쏟아붓고 살았습니다.

하지만 '22'의 통행증의 마지막 칸은 대단한 의미도, 목적도 아닌 그저 단풍나무 씨앗이 바람에 나풀거리는 모습, 갓 구운 피자의 향기, 막대사탕의 달콤함 등 일상생활 속에서의 단순한 즐거움을 느꼈을 때, 그렇게 삶을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할 때 준비가 된다는 것을요.

 

엔딩 크레딧을 보며 더 이상 '왜 사는지'가 아닌 '삶이 무엇인지'를 질문하며 살고 그 답은 오로지 나만이 결정할 수 있다는 숨겨진 듯 하지만 가장 단순한 지혜를 마음속으로 느끼며 살아야겠다는 벅찬 행복감이 느껴졌습니다.

 

왜 그 sns의 추천글엔 영화가 끝나고 하늘을 보라고 했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바쁜 생활에 치여 주변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놓치며 삽니다.

간단한 하늘을 보는 행위가 우리에게 삶을 사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자는 의미겠지요.

 

이렇게 진중한 메세지도 메세지이지만 애니메이션답게 사랑스럽고 귀여운 유머와 작화를 보며 힐링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픽사는 픽사 특유의 아름다운 스토리텔링으로 어린아이뿐만 아닌 어른들에게 더더욱 진한 감동을 주는 거 같아요.

집으로 돌아와서는 얼마 있지도 않은 지인이지만 꼭 보라고 추천하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 많은 친구들이 보아서 아 정말 지금 이 시기에 위로가 되는 영화이기에 입소문이 많이 났구나, 생각했습니다.

 

지나가다 이 글을 보신다면 꼭 시간을 내서 관람하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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