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피 끓는 가족의 사랑에 대해 <워리어> 영화 리뷰. 톰 하디 위주의 감상평

톰 하디의 워리어를 보았습니다. 2011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감독 게빈 오코너 배우 톰 하디, 조엘 에저튼, 제니퍼 모리슨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술주정뱅이에 틈만 나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를 떠난 톰이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를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화해를 하고 다시 관계를 시작하려는 것이 아니라 술을 끊으려는 아버지에게 술을 권하고 악독한 말을 쏟아내는 등 잔인한 모습을 서슴치 않습니다.

 

부자간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몇 번이나 하는 닉 놀테의 연기력은 정말 일품입니다.

하지만 톰 하디 역시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이 악물고 가려내느라 거친 모습을 방어막처럼 사용하는 그런 어른 아이의 모습을 너무 가슴 아프게도 잘 표현해요.

 

특히 이 씬은 영화를 그저 그런 복싱 영화에서 명작의 반열로 올려놓았다고 생각합니다.

다가가려고 노력하지만 토미는 그런 아버지를 보며 한심하다고 이런 모습은 내가 어렸을 때나 필요했지 지금 당신은 나한테 아무런 쓸모도 없다고 비수를 던집니다. 차라리 술주정 뱅이었을 때가 더 났다고요.

 

아버지의 마음을 말 그대로 산산이 부셔놓습니다. 후에 술에 고주망태가 된 아버지가 오디오북을 들으며 "배를 멈춰" "이젠 돌아갈 수 없어" 같은 대사를 반복하면서 바닥의 모습을 모여줍니다.

그의 소망과는 달리 상황은 나빠져만가고 과거의 잘못을 되돌리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회한을 슬픔을 함축시켜 놓은 대사라고 생각해요.

 

토미는 아버지를 달래고 껴안습니다. 감정표현이 정말 둘 다 오스카 타야 할 거 같은데 말이죠.. 이 영화 정말 저평가됐습니다. 게다가 배우 톰 하디와 닉 놀테는 실제로도 알콜중독에 시달린 경험이 있다고 하니 저 장면을 촬영할 때 얼마나 감정 소모가 심했을지 상상도 안됩니다..

 

또한 놀라운 사실은, 토미가 아버지를 침대에 눕힌 후 같이 껴안는 장면 있잖아요? 그게 톰 하디의 애드리브였다고 합니다. 놀라워요. 정말 그 순간 속에 몰입해 안타까움과 용서와 사랑과 자비의 감정을 느꼈기에 가능한 연기가 아니었을까요?

 

아버지와의 관계에 이어 형인 브랜든과의 관계도 단단히 틀어져 있습니다.

 

 

 

과거 폭력적인 아버지를 떠나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토미와 브랜든, 어머니는 어느 특정 시간에 만나 떠나기로 했으나 브랜든은 끝끝내 약속 장소에 나오질 않습니다.

병에 걸려 죽어가는 어머니를 홀로 부양하고 돌보며 얼마나 외로웠을까요?

 

영화 내에서 시종일관 우락부락한 근육에 미움과 분노로 똘똘 차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토미이지만 처음 눈을 사로잡는 건 그 모습이어도 보면 볼수록 상처 받은 토미의 마음과 눈빛이 보여서 아무래도 토미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었어요.

제 생각에 주인공은 형인 브랜든로 설정해 논 것 같지만 (대회를 승리하고 브랜든의 가족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죠) 설득력 있는 캐릭터는 토미인 거 같아요. 물론 톰 하디가 정말 끝내주게 연기를 잘했습니다.

그나저나 정말 몸도 어마 무시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인터뷰를 찾아봤더니 4~5개월이 걸렸댔어요.

 

2시간의 복싱 2시간의 킥복싱 2시간의 무에타이 등등.. 닭과 브로콜리만을 먹고 운동했다고 합니다.

싸움씬도 정말 실감 나요. 실체 톰 하디도 촬영을 하다가 인대가 늘어나고 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정이 촉박해 계속 진행했다는데 믿기지가 않아요.

 

특히 토미의 브랜든의 싸움씬을 보면 육체적으로도 폭력이 난무하고 피로도가 높지만 둘의 감정연기도 진이 빠지게 몰입돼요. 대화로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분노만을 주거받았지만, 몸으로 주먹으로 그간의 분노를 털어놓았을 때야 마음을 열고 가족을 사랑을 다시 받아들이는 토미..

 

만신창이가 된 채로 링밖을 나와 걷는 둘의 모습은 여태껏 봤던 영화 중에 제일 가슴 뜨겁게 감동을 주는 장면이었어요. 

 

정말 가족이란 건 무엇일까요?

토미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더욱 상처를 많이 받았을 테고 그로 인해 두터운 장벽을 지었을 겁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잖아요.

그 장벽이 마샬아트라는 종목을 통해 그토록 미워하던 형의 손에 의해 하나 둘 허물어지는 마지막 싸움은 정말 걸작입니다.

뭐라고 할까요. 피지컬과 외면의 요소도 화려하게 갖췄음에도 그 속의 인간적인 이야기가 진짜배기입니다.

 

지금까지 아직까지 안 본 사람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추천하고픈 영화, <워리어>였습니다.

 


톰 하디의 다른 영화들

 

[inspiration]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영화 리뷰. 냉전같은 적막 속 첩보물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영화 리뷰. 냉전같은 적막 속 첩보물

몇 년 전부터 계속 봐오려고 했는데 시선이 잘 가지 않았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보았습니다. 분명 영국의 인기 배우들이 대거 등장하고 스파이 첩보물인데 예상을 뒤엎고 이 영화는 무척

monochronicle.tistory.com

[inspiration] - 톰 하디의 <차일드 44> 영화 리뷰. 케미 하나로 용서되는 아쉬움

 

톰 하디의 <차일드 44> 영화 리뷰. 케미 하나로 용서되는 아쉬움

톰 하디, 게리 올드만, 누미 라파스 주연의 차일드 44.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톰 롭 스미스 저서) 1952년 소비에트 연방을 배경으로 실제 있었던일인 여린아이 연쇄 살인사건��

monochronicle.tistory.com

[inspiration] - <덩케르크> 영화 리뷰. 감동의 기억 남기기

 

<덩케르크> 영화 리뷰. 감동의 기억 남기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트를 보았습니다. 최근에 테넷을 보기도 하였고 전부터 친언니가 그렇게 추천을 했거든요. 배경은 40만의 군인들이 고국에 귀환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덩케르크 �

monochronicle.tistory.com

[inspiration] - 톰 하디의 더 드롭 (The drop. 2014) 영화 리뷰. 배우들의 명연기에 쿨한 트위스트

 

톰 하디의 더 드롭 (The drop. 2014) 영화 리뷰. 배우들의 명연기에 쿨한 트위스트

톰 하디 주연의 더 드롭 (The drop)을 보았습니다. 여기서 드롭이라는 게 무엇인가 하니 마피아랄까 조직폭력배들이 수금한 돈들을 잠시 보관해 둘 곳이 필요하기에 동네의 바를 정해두고 그곳에 �

monochronicle.tistory.com

 

댓글